제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내용의 사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우리시간으로 2026년 5월 15일 새벽에 미국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마크업(심의 및 표결)을 통과되었다는 사실이 뉴스를 장식했는데,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정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1. 상원 은행위원회 통과의 의미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의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찬성 15표 반대 9표를 얻어 통과되었습니다. 찬성표 15표 가운데는 2명의 민주당의원이 있습니다.
찬성에 표를 주었던 민주당 2명의 상원의원은 상원 본회의 표결시 공직자 디지털자산 사용을 제한하는 윤리조항이 추가되지 않으면 본회의에서는 법안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힌 만큼 윤리조항이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클래리티 법안은 말 그대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명확함'을 부여하겠다는 취지의 법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디지털자산 업계가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코인은 SEC(증권거래위원회) 소관이냐,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소관이냐"의 문제였습니다.
이 경계를 법으로 명확히 그어주겠다는 것으로, 비트코인처럼 분산된 자산은 CFTC 관할 상품으로, 특정 주체가 통제하는 자산은 SEC 관할 증권으로 분류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거래소 등록 기준, 스테이블코인 규칙, DeFi(탈중앙화금융) 처리 방침까지 한꺼번에 담은 방대한 법입니다.
2. 거쳐야 할 과정은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였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2025년 7월 미국 하원은 이미 자체 버전의 클래리티 법안을 통과시켜 놓은 상태입니다.
또한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에서도 CFTC 관련 내용을 담은 별도 버전을 이미 통과시켜 놓았습니다. 은행위원회 법안과 농업위원회 법안으로 나누어져 있는 두 법안을 합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부통령 및 연방 공무원과 그 가족이 디지털자산을 소유하거나 홍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제출한 바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디지털자산 관련 이익 문제를 둘러싼 이해충돌 조항도 해결해야 합니다. 이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어야 상원 본회의에서 최종 법안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최종 법안이 마련되어 미국 상원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60표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공화당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상당수 끌어와야 합니다. 사실상 최고의 고비가 될 수 있겠죠.
상원의 본회의에서 통과가 된다면 다음으로 하원으로 클래리티 법안을 보내게 됩니다. 2025년 7월에 하원에서 이미 통과된 클래리티 법안이 있지만, 상원안과 하원안이 다를 경우 양원 협의위원회(Conference Committee)를 열어 하나의 최종안으로 조율해야 됩니다.
상원안에는 '스테이블코인 소유자에게 수익(이자)을 줄 수 있는가'와 관련된 문제로 스테이블코인을 그냥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이자를 받는 것을 불법으로 정하고 있는데, 디지털자산 서비스 제공업체(거래소, 브로커 등)는 스테이블코인 잔액에 대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수익을 제공하거나, 은행 이자와 경제적, 기능적으로 동등한 방식으로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다만 활동 기반 보상(로열티프로그램, 프로모션, 구독, 결제, 플랫폼 이용 등에 연동된 보상)은 은행 이자와 경제적으로 동등하지 않은 한 허용되는 것입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을 실제로 사용(결제, 거래 등)을 했을 때 받은 보상은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처럼 허용되는 것이죠.
DeFi 조항 등 새롭게 추가된 내용들에 대해 하원이 동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정식 법률로 확정되게 됩니다. 백악관이 협상 과정에 직접 개입해왔던 만큼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202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최종 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안이 자동으로 폐기될 수도 있습니다.
3. 최종 통과시 미칠 변화들
이 법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디지털자산 시장에 꽤 의미 있는 변화들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그동안 투자를 보류하던 연기금, 보험사 같은 기관들이 시장에 참여할 근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즉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무차별 단속이 사라지고 기업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해 갈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법적인 지위가 명확하게 되며, 다른 디지털자산의 성격 또한 법적으로 확정된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내 지갑은 내 것이라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연방 기관이 개인의 보관 지갑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법으로 막아서 개인지갑의 권리 보장이 가능하게 됩니다.
거래소가 망해도 내 자산은 보호됩니다. 거래소가 파산하게 되었을 때 고객 자산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을 파산법상 고객 재산으로 명시되어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법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 열쇠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규칙 자체가 없던 시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상원 본회의 표결 일정이 구체화되면 시장 반응도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입법 과정을 잘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cnbc.com/2026/05/14/clarity-act-congress-crypto-senate.html
https://www.elliptic.co/blog/crypto-regulatory-affairs-clarity-act-passes-senate-banking-committee
https://www.coindesk.com/policy/2026/05/11/clarity-act-in-the-flesh-unveiled-by-u-s-senate-banking-committee-before-hearing
◇ 본 글은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디지털자산 투자는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바랍니다.